31 - '더러운' 세상 속에서

PUBLISHED 2012. 6. 8. 13:45
POSTED IN 매일매일

2012.06.06 31 '더러운' 세상 속에서


교수님께 재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게 떠올라서 아침을 먹다가 <추적자> 다시 보기를 했다. 저번주에 방영했던 두편은 무료로 볼 수 있었는데 이번주 두편은 유료였다. 그래서 두편은 컴퓨터로 다운까지 받아서 봤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4편을 연속으로. 그렇게 봤다는 것은 그만큼 흡입력이 강한 드라마라는 것이다. 


<추적자>는 사람의 구역질나는 이중성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선해보이는 정치인의 이면, 소녀팬심을 사로잡는 가수의 저열한 모습, 가장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는 배신, 사람들은 돈에 굴복하고 더 높은 명예를 위해 불의와 타협한다. 주인공은 절망의 나락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이런 세상에서 정의를 찾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너무 보잘 것 없다. 드라마 속 대선후보로 나오는 '강동윤(김상중)'은 노조의 촛불시위 현장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 촛불을 끄십시오. 아무리 백날 촛불을 들어도 바뀌지 않던 것이, 권력이 있는 사람이 법 한줄만 바꾸면 바뀝니다. 권력을 가지십시오." 


거대한 악의 구조 앞에서 고고하게 촛불을 들어야 하는가? 법 한줄을 바꿀 수 있는 위치와 힘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 권력에 빌붙어야 하는가? 이 '더러운' 세상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분노와 허무에 장악당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낼 수 있는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 써야겠다, 더욱더 치열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