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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08 1 - 글과 관점 그리고 성찰

1 - 글과 관점 그리고 성찰

PUBLISHED 2012. 5. 8. 00:15
POSTED IN 매일매일

2012.05.07


글을 잘 쓰는 것은 관점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무조건 많은 글을 쓴다고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다. 물론 글을 많이 쓰는 만큼 관점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다듬어 지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관점에 대한 성찰과 전달 방식의 훈련을 않고 무조건 글을 대량 생산한다면, 그 글은 쓰레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 아침 읽은 한겨레의 칼럼 아래 달린 댓글이 기억난다. 댓글을 쓴 사람은 글쓴이를 향해 공부 좀 하라는 말을 했다. 중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 개념을 매번 가져다 쓰는 것을 지적하고, 당신이 쓰는 글은 무슨 글이든 같은 글처럼 느껴진다며, 글쟁이가 그렇게 공부를 하지 않아서 어쩌겠냐는 내용이었다.


단지 공격을 위한 것이었는지 나름의 정확성이 있는 시각인지, 그 댓글의 의도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그의 글을 오늘 처음 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댓글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글을 쓰며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을 얼마만큼 하고 있는지, 발전이나 도약 없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지는 않은지,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고 이 사람은 매일 똑같은 소리를 한다고 하진 않을지. 


커다란 관점, 다시 말해 작가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을 쓰는 글마다 바꾸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대신 작가가 가지고 있는 그 관점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글의 질과 힘을 결정하는 하나의 요인이 될 것이다. 그 방식은 대체적으로 형식적인 것으로서, 글의 구조와 논조, 분량, 맞춤법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찰이다. 자신의 관점이 상황과 맥락에 과연 적절한지, 불필요할 정도로 직설적이거나 완곡하지는 않은지, 또 다른 관점이나 반론은 어떤 게 있을지, 이 글이 어떤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살피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하지 않고 쓴 글은 힘이 없다. 의미도 없다. 그저 누군가의 입맛에 맞춘 글이 되거나, ‘하나 썼다’ 정도의 자기만족을 주는 글이 될 뿐이다.          


책을 읽고,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읽는 것과 더불어 무엇을 접하든 그에 거리를 두어 보는 태도, 그리고 지속적으로 쓰고 또 쓰는 것. 이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훈련일 것이다. 이 시간을 거치면서 내가 왜 글을 써야하는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점점 명확하게 찾아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