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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0 4 - 매일매일, 행복, 꿈

4 - 매일매일, 행복, 꿈

PUBLISHED 2012. 5. 10. 13:22
POSTED IN 매일매일

2012.05.10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발견했다. 정진호. sk커뮤니케이션즈의 차장으로 계신 분이다. 침대에 뒹굴 거리며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내리는데, 나의 친구가 그 분의 게시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바람에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것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진과 함께 <2012.5.10 모닝 아트. 처음 그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무조건 '하루에 하나'의 원칙을 고수 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글이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매일매일 한 작품씩 그려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백일을 채우고, 이후 ‘행복화실’이라는 이름의 사내 동호회를 시작하며 그림을 그리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게 되기도 했단다. 그리고 그 방법들은 웹에서 슬라이드와 영상으로 제한 없이 공유되고 있다. 그의 페이스 북 페이지를 보니 여전히 매일매일 시간을 떼어 그림을 그리는 일을 계속 하고 있고 그 실력은 뛰어났다. 무엇보다 일상의 공간이나 사물을 관찰하는 훈련에 대단히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였다.


매일 매일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대단한 힘을 기를 수 있는 일이다. 하나의 일에 최소 만 시간을 투자할 때 그 분야에서만큼은 뛰어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만 시간의 법칙’이 기억난다. 선천적인 능력과 재능을 이기는 게 꾸준한 노력일까?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으니 뭐.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진부하다고 느꼈다. 진부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이야기를 피하려고 했던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꾸준한 노력보다 ‘왜 그 노력을 하려고 하는가?’에 더 집중을 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행위는 아무리 열심히 꾸준히 하더라도 의미 없는, 맹목적인 활동이 되고 만다. 그저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위해서, 단지 유명하거나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되는 것을 위해 만 시간의 법칙과 같은 것을 따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바라는 게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엇비슷한 일들을 시작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내가 ‘무언가’를 ‘왜’해야 하는지 조금 명확해진 것 같기도 하다. 


해야만 한다고 하는 일을 억지로 꾸준히 할 때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는 것. 그 둘에게서 파생된 결과물은 비슷하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일을 하고 있는 주체의 내면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를 것이다. 어쩌면 전자는 불행을, 후자는 행복을 느끼는 것과 같은 극단적 차이일 수도 있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만 하는 압박을 억지로 극복하면서 사는 것은 슬픈 삶이다. 반면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삶은 행복하다.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삶은 아마도 꿈을 꾸는 사람이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을까? 꿈은 무언가를 하고 싶게 한다. 그 길에 혹 넘어야 할 벽들이 등장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게 한다. 물론 ‘꿈꾸면 -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 꾸준히 무언가를 하게 되고 - 행복해진다.’와 같은 도식으로 단순화 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인생이란 생각과 같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도 않아서, 의도치 않고 예기치 않은 일들이 시도 때도 없이 닥쳐오기 때문이다. 저 도식 사이에는 울게 만들고 절망시키는 시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는 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이렇게 쓰려고 하는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