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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9

PUBLISHED 2011. 7. 9. 03:40
POSTED IN 문득 떠오르는


새벽이 깊었는데도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있어야 할 곳을 찾는 헛헛한 몸짓들. 눈 앞의 것들을 쫓으며 붙잡으며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인간으로, 꼭 한번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맞딱들이게 된다. '나는 왜 살아있는가?'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살아가야 하는가?'와 같은. 갑작스러운 병마와 싸우고 계실 선생님이 떠오른다. 그 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전혀 예상치 않은 일이 삶을 덮치고 뒤흔들 때, 게다가 '생명'을 위협할 때, 무슨 감정과 생각들이 그 안을 휘젓고 다닐까?  

그 날도 비슷했다. 그 어떤 알림음도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하늘이 뚫린 듯 쏟아져 내린 비. 예상치 못한 비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기로 한 곳을 향했다. 운동화 속에 물이 차오르고 온 몸이 눅눅한 화선지 마냥 젖어들어갔지만, 가야할 곳이 머지 않았음을 알았기에 계속 걸었다.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모든 게 끝난 것 처럼 보이는 죽음의 위협들 속에서도 생명을 향해 꿋꿋히 갈 수있는 건 가야할 곳을 알 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무작정 멈추어서거나 걷기를 포기해버리지 않을까? 또는 약삭 빠르게 비가 오지 않는 곳으로 최대한 피해다니며 의미없이 끝나버리지 않을까? 예상치 못한 폭우에 홀딱 젖으며 툴툴대기도 할테고. 이렇게 억울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텐데.

나는 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힘들게 사는 게 아닐까 했던 때가 있다. 그러나 생각 하나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것을 이제는 확신한다. 그 고민의 시간을 바탕으로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답을 찾아가야 하겠다. '진리' 안에서. 나도 모르게 당한 '폭격' 속에서 제대로 숨쉬지 못하고 허우적 대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2011.7.9
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