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오르는

20120418 <이교에 물든 기독교>

chae. 2012. 4. 19. 01:17


"현대 교회에서 행하는 관습의 뿌리를 찾아서" 표지의 이 문장은 내가 그동안 궁금해했던 것들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었다. 느헤미야에서 대장간 책들을 할인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발견했다. 그러고보니 오다가다 광고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교회 건물, 예배순서, 설교, 목사, 주일 예배 의상, 음악 사역자들, 십일조와 성직자 사례비 등등. 현대에 의심할 바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대한 뿌리를 찾고 있는 연구이다. 그리고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 처럼, 그 뿌리는 이교도가 대부분임이 내용에서 드러난다. 


세미나 진행 중인 <문명화 과정>의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도 이와 같은 방식의 접근을 한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행동, 예법 등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구체화되며 확산되었을까? 그리고 왜 우리는 그것을 '문명화'되었다고 말하며, '야만'과 구분짓는 걸까? (예컨대 식사를 하며 방귀를 끼면 안된다는 것과 같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의심해보는 것, 그 허상을 드러내는 것, 대학원 와서 배운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이거다. 


여하튼 이 책은 정말 정말 정말 재밌다. 이런 부분이 궁금했고 그래서 계속 교회사에 흘끔흘끔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앨리스터 맥그래스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김기홍 <이야기 교회사>등에서 그 힌트를 조금 얻은 건 같은데, 그에 특화된 연구가 아니었기에 한계는 있었다. 물론 책도 다 읽지 못했고. 그리고 김진호 <시민K, 교회를 나가다>는 한국교회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교-->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앞으로 이런 관점으로 교회사를 더 공부해보고 싶다.


그런데 중요한 건 디자인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난 대체 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가? 내가 심히 궁금해 하고있는 것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