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e. 2011. 10. 2. 10:36

 




이천십일년 시-월-. 매 해가 새롭고 매 월이 새롭고 매일이 새롭다. 어느 날도 어느 때도 똑같지 않다는 것, 항상 새로운 시간이 허락된다는 것이 무척 신비롭다.

이 길을 걸으면서도 그 신비함을 느꼈다. 언젠가 복잡한 마음으로 걸었던 그 날의 기억 위로 그 때와는 또 다른 내가 걸어간다는 것. 공간에 계속 새롭게 쌓여가는 기억의 층.. 그렇게 보면 특히 광화문 언저리에는 10년간의 혜진의 기억이 많이 쌓여있겠다. 난 그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나를 더 꺼내놓았으니까. 곳곳에 스민 기억 하나하나를 꺼내본다면 얼마나 방대할까...

요즘 내 안을 계속 맴도는 키워드는 순종이다. 돌이켜보면, 지금 내가 살고있는 상황은 이전에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다. 지나간 시간은 나의 뜻을 따라오지 않았다. 결코. 하나님께서는 뜻하신 바를 확실히 이루어가신다. 그 길을 잠잠히 가거나, 이리저리 치이며 가거나, 그건 나의 선택인 것 같다. 

앞으로도 새롭게 허락될 날들.. 허황된 꿈과 충동적 선택이 아닌, 절제와 인내로 순종의 시간을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물론 다짐은 실제의 삶과 상상 다르다. 그러나 난 분명 쫓아야 할 방향이 있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 (잠언 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