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10 - 무거운 이야기

chae. 2012. 5. 16. 13:00

2012.05.16


열흘 째. 물론 아홉째 날을 빼먹었지만 오늘 내일 채워서 쓸 것이다.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은 다른 것 - 예를 들면 영어공부와 같은 것- 을 꾸준히 하는 것보다 훨씬 좋다. 좋다는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글과 영어공부 중에 평생토록 할 일을 선택하라면 글이다. 그만큼 하고 싶은 것이고 내 몸과 정서에 잘 맞는 일이다.


할 일이 많은 데, 그래서 시간도 잘 분배해야 하는데, 이 일에 이렇게 시간을 쏟는 게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잘하고 잘 못하고는 나중에 생각해보고, 일단 글을 쓰는 일을 통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겠다. 그렇게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이 시간이 필요 했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우선 오늘 세미나를 위해 <문명화 과정>을 읽어야 한다. 이것은 이 글을 다 쓰고 바로 카페에 가서 읽거나, 혹은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에 읽으면 좋겠다. 집에서는 책을 잘 집중해서 읽지 못한다.  


다음 내일 수업 준비를 해야 한다. ‘벽’이라는 주제로 리서치를 해서 최종적으로 책을 만들 것이다. 그런데 그다지 진행된 게 없다. 오늘 먼저 인디자인으로 레이아웃을 잡아보고 한 만큼 집어넣어 보아야겠다. 내용을 다 마련하고 편집을 하려고 하니 진행이 더디다. 


그리고 논문. 북촌 지도 작업으로 논문을 쓰려고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두고, 주제를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무엇을 써야 할까? 이론 교육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또 다음 주 월요일 발표 준비. 성서내러티브 연구 수업은 한주에 한두 명씩 돌아가며 발표를 맡아서 한다. 성서에 나오는 여자 인물들을 보고 있는데, 내가 맡은 사람은 ‘마리아’이다. 구미정 교수님이 쓰신 책,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을 주로 정리하고, 다른 보충 자료들을 한번 찾아볼 것이다. 그리고 나의 관점들을 정리하면 된다. 


금, 토는 인천에서 학술대회가 있다. 금, 토 이틀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목요일까지 할 수 있을 만큼 해놓아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조직신학 책도 읽어야 하고.


갑자기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