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용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릴케

chae. 2010. 8. 23. 17:27


자기 자신 속으로 파고들어 가십시오. 그리하여 당신에게 쓰라고 명령하는 그 근거를 캐보십시오. 그리고 그 쓰고 싶다는 욕구가 당신의 가슴 깊숙한 곳으로 부터 뿌리가 뻗어 나오고 있다면, 만일 쓰는 일을 그만둘 경우에는 차라리 죽어 버릴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십시오. 조용한 밤에 나는 정말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인가를 확인해 보십시오. 그리고는 마음 밑바닥에서 흘러나오는 대답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십시오. 만일 그 대답이 쓰지 않고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그 진지한 의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내릴 수 있거든, 당신은 당신의 생애를 이 필연성에 의해서 만들어 가십시오. 당신 생활의 하찮은 순간까지도 그 절박한 충동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만 합니다.

 

Rainer Maria Rilke